![]() |
[이장우의 Booktopia]
《Fast Second - 신시장을 지배하는 재빠른 2등 전략 》
콘스탄티노스 마르키데스, 폴 게로스키 지음/ 김재문 옮김/ 리더스북/ 1만3000원
기업의 경영전략 중에서 새로운 시장에 가장 먼저 진입해야 한다는 1등 시장 진입 전략은 모든 기업들에 최고 사명이었으며 현재 진행형의 과업일 것이다. 그것은 많은 경영자들이 새로운 시장에 제일 먼저 진입해야만 최초 진입자로서의 이점과 확실한 경쟁 우위를 누릴 수 있다고 쉽게 믿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Fast Second》의 공동 저자인 콘스탄티노스 마르키데스와 폴 게로스키는 여러 조사와 실제 사례의 분석을 통해 이런 고착된 생각이 틀렸을 뿐 아니라, 간혹은 큰 재앙이 될 수 있음을 충격적으로 증명해 주고 있다.
신 시장을 지배하는 기업은 맨 먼저 시장에 진입한 기업이 아니라 적절한 시점에 진출하는 기업이며 적절한 시점이 맨 먼저인 경우는 오히려 드물다고 주장한다. 신 시장에 들어가 진정한 시장 주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움직여야 할 타이밍을 찾아내야만 하며 이 두 사람의 공동저자는 이것을 ‘재빠른 2등 전략 (Fast Second Strategy)’이라 부른다.
재빠른 2등 전략은 선발 전략이나 후발 전략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선발 전략은 시장에 빨리 진입하여 제품들을 독자적으로 만들어내고, 자신의 제품이 시장과 업계의 표준이 되는 ‘지배적 디자인(Dominant Design)’으로 부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반면 후발 전략은 시장을 주도하는 지배적 디자인을 모방함으로써 위험요소를 최대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재빠른 2등 전략은 시장과 업계의 표준이 되는 지배적 디자인이 출현하는 타이밍을 알아차리고 최적의 시점에 시장에 진입, 지배적 디자인의 출현에 참여함으로써 실질적인 선도 기업이 되는 전략이다. IBM이 메인프레임 컴퓨터시장에서 성공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가 컴퓨터 운영체제시장에서, P&G가 일회용 기저귀시장에서, GM이 자동차시장에서, 캐논이 복사기시장에서 성공한 것도 모두 재빠른 2등 전략의 산물이다.
확실히 이 책은 기존의 혁신전략이나 블루오션 전략과는 완전히 다른 각도로 핵심 전략과 시장을 세분화하면서 기존의 관점과 사고를 부정하는 파격적인 주장을 전개한다.
즉 대기업들은 창의력이 필요한 신제품 개발과 신시장 개척 등은 그런 능력을 소유한 신생기업에 맡기고, 대신 효율성이 요구되는 제품의 상업화나 대중시장 확대에 더욱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 시장을 창조하는 것과 지배하는 것은 다르다. P&G가 일회용 기저귀시장을 처음으로 만들어 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난 50년 동안 일회용 기저귀 시장에서 가장 많은 가치를 창출한 회사는 바로 P&G다.
GE는 CT촬영시장을 연 개척자는 아니다. 그러나 이 시장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번 회사는 GE다. 왜 초기 개척자들은 스스로 개척한 시장을 지배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다른 기업에 넘겨주게 되는 것일까? 그 이유는 최초 진입자들의 규모가 작거나, 보유한 자원이 빈약하거나, 경영 관리 상태가 엉망이어서가 아니다. 게다가 그들의 제품이 뒤늦게 들어온 경쟁사의 제품보다 낮은 수준이어서는 더욱더 아니다.
필자들은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다.
콘스탄티노스와 폴은 우선 혁신을 4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첫 번째 혁신이 기존 소비자의 습관이나 행동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새로운 가치를 제시하면서 새로 창조된 시장이 기초 경쟁자들이 성공의 발판으로 삼았던 역량이나 자산을 일시에 무력화 시킬 수 있는 정도의 혁신을 근본적 혁신(Radical Innovation)으로 정의한다.
두 번째, 점진적 혁신(Incremental Innovation)은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현재의 가치를 확장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자동차에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는 것을(사륜구동, 파워스티어링) 들 수 있다.
세 번째, 중요한 혁신(Major Innovation)은 소비자 행동에 큰 변화를 가져오지만, 혁신에 필요한 역량과 자산은 기초 기업이 사용하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혁신이다.
네 번째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바탕을 둔 혁신을 전략적 혁신(Strategic Innovation) 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혁신은 시장을 창조하지만 완성하지는 못한다. 그것은 근본적 혁신의 초기 반응이 항상 긍정적인 것은 아니며 근본적 혁신이 시장의 수요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공급자에 의해 유발되기 때문이다. 수요 견인과 공급 압력에 의한 두 시장은 서로 다른 진화과정을 겪게 된다. 모든 기업들이 지향하고 있는 근본적 혁신은 시장을 만들지만 결코 완성하지는 못하며 틈새시장의 형태로 등장해서 합리화 과정(사회학에 있어 신제품이 소비자의 마음속에 자리 잡는 과정에 대한 정의)을 통해 대중시장으로 성장한다.
따라서 초기 진입 기업이든 후발 진입 기업이든 간에 지배적 디자인을 만든 회사가 살아남게 되면 나머지 회사를 제외한 모든 회사에 죽음을 알리는 선고와도 같은 것이다.
최초 진입자의 이점은 단순히 최초라는 시점에 의해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언제 움직이냐보다 움직일 때 무엇을 하느냐는 점이다. 단순히 시간상으로 맨 처음 움직인 기업이 최초 진입자의 이점을 얻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지배적 디자인의 등장은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제품의 사용을 용이하게 해주고, 또한 새로운 제품의 매력도를 높여준다. 이런 관점에서 지배적 디자인의 등장은 틈새시장을 대중 시장으로 바꾸는 획기적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들은 선발 기업의 새로운 정의를 지배적 디자인을 처음 내놓은 기업으로 바꾸어 버린다. 시간(When)보다 무엇(What)을 더 중히 여기는 생소하지만 일리 있는 관점이다.
이장우
이메이션코리아 대표(jwlee@imation.com)
1956년 경북 포항에서 태어난 이장우는 3M 세일즈맨 출신 전문경영인으로 데이터 저장장치 전문업체인 이메이션코리아 를 10년째 이끌고 있다. 경영학 박사이자 공연예술학 박사이며 홍익대 국제디자인 대학원 (IDAS) 박사과정에서 디자인학을 연구하고 있으며 3권의 책을 저술한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경제경영' 카테고리의 다른 글
[Weekly BIZ] 천성이 상극인 두 남자 이성과 감성'두腦' 리더십 (0) | 2011.05.14 |
---|---|
원두값 내렸는데… 커피믹스값 뜀박질? (0) | 2011.05.12 |
[Weekly BIZ] 데이터에 기반한 과학적 운영이 스러져가는 산업도 일으킨다 (0) | 2011.05.07 |
[알아봅시다] 2등 기업의 성공 전략 (0) | 2011.05.07 |
[Cover Story] 제품 + 서비스 융합시대 (0) | 2011.05.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