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도 이젠 플라스틱병에 담는다
뉴질랜드에서 처음으로 플라스틱병에 담은 와인이 나왔다.
향기와 맛을 중시하는 와인은 그래도 전통적으로 사용돼온 유리병에 담아야 제 맛이라는 통념을 깬 새로운 시도로 소비자들의 반응이 주목되고 있다.
뉴질랜드 언론들은 말버러 지역에 있는 와인 제조업체 '일랜즈 에스테이트'가 지난주 유리병을 플라스틱병으로 바꾼다고 발표해 뉴질랜드 와인 전문가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며 '풀 서클 소비뇽 블랑'을 포함한 플라스틱병 와인들이 이미 출하되고있다고 16일 전했다.
세계에서 환경을 가장 파괴하지 않는 와인 양조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일랜즈 에스테이트의 피터 일랜즈는 플라스틱병이 유리병을 만들 때보다 에너지를 19%나 줄일 수 있다며 "모든 사람들에게 만족스럽지는 않겠지만 좋은 와인을 사랑하면서 환경을 많이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잘 먹혀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와인 평론가 티머시 질스는 플라스틱 와인 병들이 제대로 재활용될지도 의문이 든다면서 좋지 않은 병에 와인을 담으면 와인의 질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플라스틱병에 담은 와인은 항공기나 선박 등에는 유리병의 무게 때문에 인기가 있을지 몰라도 레스토랑 근처에는 가지도 못하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뉴질랜드 레스토랑 협회 교육재단의 토니 애드콕 회장은 이를 확인이라도 하듯 자신이 갖고 있는 오클랜드 시내 레스토랑들에 플라스틱병에 담긴 와인들은 아예 내놓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랜즈는 격식을 차리고 와인을 마시는 사람들만을 겨냥하고 있지 않다며 와인은 조만간 캠핑을 하는 사람이나 뱃놀이나 들놀이 하는 사람, 축제를 즐기는사람들도 즐길 수 있는 술이 될 것이라며 자신들의 조치를 옹호했다.
이에 대해 와인 평론가 키스 스튜어트는 뉴질랜드가 질 좋은 와인으로 널리 알려지고 싶은지 어떤지를 결정해야할 것이라며 플라스틱병 사용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그는 "우리가 지금 좋은 와인을 만들려고 하는지, 아니면 단지 하나의 상품을 만들려고 하는지 잘 생각해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튜어트는 일랜즈가 플라스틱병을 만들 때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 사용문제를 잘 생각해보았는지 의문이 든다면서 "미국에서는 그것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검토하고 있고, 캐나다에서는 아기가 먹는 식품의 포장재로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런 상황에서 뉴질랜드가 플라스틱병을 사용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며 "만일 건강상의 문제점 때문에 플라스틱병에 담은 와인을 미국에 수출할 수 없게 된다면 우리는 결국 스스로에게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자문해보지 않을 수 없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와인 제조업체들도 일랜즈의 조치에 상당히 놀라는 눈치다.
그러나 와인의 질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 그렇게 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다소 유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테 모투 양조장의 포도원 관리인 존 던리비는 유리병을 플라스 병으로 바꾸는 것은 코르크 마개를 나사 마개로 바꾸는 것과 비견될 수 있을 것이라며 "어쨌든 재미있는 시도로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다"고 말했다.
오클랜드<뉴질랜드>=연합뉴스 / 20091116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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