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경영

증권사가 저축은행을 탐내는 이유

재미있게살자 2011. 5. 31. 21:18

[issue!] 증권사가 저축은행을 탐내는 이유

저축은행 인수전에 뛰어든 증권사들의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그 배경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31일 국내 증시에서는 증권사들의 주가 오름세가 돋보였다. 키움증권(039490)은 전날보다 5.12% 오른 5만3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대신증권(003540)은 전날보다 2.23% 오른 1만3750원을 기록했고, 한국투자증권이 주력 계열사인 한국금융지주의 주가는 전날보다 2.74% 오른 3만3800원을 기록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증권업종지수가 1.86% 오른 것과 비교하면 주가 상승폭은 더욱 두드러진다.

해당 기업들은 모두 저축은행 인수에 뛰어든 공통점이 있다. 예금보험공사는 지난달 30일 인수의향서(LOI)를 마감한 결과 KB·신한·하나금융지주가 입찰에 참여했으며, 대신증권·키움증권을 비롯한 일부 증권사와 한국투자증권이 주력인 한국금융지주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보는 영업정지된 7개 저축은행을 ▲중앙부산·부산2·도민 ▲전주·부산 ▲대전·보해저축은행 등 3개 패키지로 묶어 각각 매각한다. 그중 중앙부산·부산2·도민저축은행 패키지에는 키움증권이 신한금융·하나금융과 함께 인수의향서를 낸 것으로 알려져, 가장 경쟁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이 저축은행 인수전에 참여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키움증권의 경우 온라인 매매에 치중하던 기존 사업모델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저축은행을 인수할 경우 가장 시너지가 큰 업체로 꼽혔다.

증권사들의 주된 수입원은 주식거래 수수료와 신용융자, 주식담보대출 등 '신용공여'를 통한 이자 수입이다. 문제는 증권사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회사들이 경쟁적으로 수수료를 낮추고 있어 수수료를 통한 차별성 확보가 쉽지 않다는 것. 또 다른 수입원인 신용공여는 자기자본에 따라 한도가 정해져 있어 규모를 키우기가 쉽지 않다.

한화증권의 정보승 애널리스트는 "현 시장 상황에서 수수료를 통해 증권사의 수익을 늘리기 어렵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 확보를 위해서는 신용 공여 규모를 키울 수 밖에 없다"며 "특히 온라인매매가 중심인 키움증권 입장에서는 더욱 그러하다"고 설명했다. 신용 공여의 경우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해주기 때문에 환금성이 좋아 증권사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사업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저축은행을 인수하면 특정 지역을 공략하는데 유리한 발판도 마련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수도권과 지방의 저축은행을 패키지로 묶어 판매하고 있는데, 오히려 이 같은 상황이 증권사들의 인수 욕구를 당겼다는 것이다. 현행법상 저축은행 본점이 위치한 지역에는 추가로 지점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증권사 입장에서는 손쉽게 영업망을 확보할 수 있다.

저축은행이 가지고 있는 고객 정보도 증권사에게는 커다란 자산이다. 한국금융지주의 경우 이미 한국저축은행을 보유하고 있지만, 점포망 확장 차원에서 추가 저축은행 인수를 검토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저축은행 매물이 패키지로 나온만큼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에 많은 숫자의 저축은행을 인수할 수 있는 것도 증권사들의 참여를 부추겼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