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푸른길의 책]직장을 떠날 때 후회하는 24가지

직장생활을 하면서 이직의 기회가 많은 듯 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몇 번의 기회가 알게 모르게 오지만 그냥 흘려 보낸다. 지금 다니는 회사에 대한 그래도 남은 미련 때문이다. 알고 지내는 사람, 혹은 다시 적응하기 위한 것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다. 일은 결국 혼자 해결해야 하는데도 주어진대로만 편하게 살려고 한다. 그 끝은 ‘배신’이다. 너무 부정적으로 보는 것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조직은 살아야 한다. 조직원은 언제든 빼고 넣을 수 있는 대체품이다. ‘어디 쉽게 자르기야 하겠어’ 하는 생각으로 안심하고 맘 놓는 사이 ‘내 이름’이 맨 위에 올라 갈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인사팀의 객관적인 평가기준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몇 명의 인원을 감축함으로 해서 인건비 부담을 줄이고, 그외 추가로 발생하는 제비용을 줄일 생각으로 명단 작성을 요청해 왔다. 누가 써낼까 했지만, 결국 재촉에 상대의 이름을 써냈다. 명단은 최종 완성되고 십 여명은 그 다음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짐싸서 회사문을 나갔다. 그들 중 한 사람은 ‘내가 왜 대상자’냐고 했지만 그게 세상이다. 좀 더 일찍 그런 시절을 보내고 알았다는 것은 다행일 것이다.
후회할 일을 최소화하라
‘1인기업가’라는 이름으로 창업을 꿈꾸게 하고, 회사를 나가서 할 것이 있겠지라는 생각을 갖지만 세상 벽이 그렇게 만만치 않다. 회사는 있는 동안은 울타리가 되어주기도 하지만 나오면 바로 벽이다. 그건 현실이다. 퇴사한 직원을 만나는 것도 눈치가 보일 터이다. 무슨 일로 저 사람과 가까이 지내는가 하면서 말이다. 이런 서러움과 배신을 당하기 전에 나를 좀더 강하게 만들어두면 그 강도가 덜할까? 당하고서 후회하지 말고 당하기전에 내가 당당하게 배신을 하든가, 버틸 수 있는 힘을 갖추는 것, 그것이 생존의 길이다. 대부분 이 경계선에서 다리 걸치고 산다.
이 책은 직장을 나서면 후회하는 일들을 모아두었다. 저자는 이를 모두 24가지로 요약했다. 대처 수상이 오래전에 디자인정책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면서 ‘디자인하든가 사임하든가’라는 말을 남겼다.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거기게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만두고 떠나라는 말이다. 저자는 이 여러 이야기 중에서 일에 대한 태도를 강조하며 일을 하면서 일에 대한 열정도 없이 건성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미치도록 일을 해보라고 한다. 시도도 해보지 못하고 그냥 별 일 없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실패든 성공이든 원하는대로 하고 싶은대로 일을 추진해보고 나오라고 강조한다.
“일을 할 때는 사생결단하듯 해야 합니다. 제대로 한 번, 일을 일답게 해보라는 겁니다. 모든 것에는 때가 있는 법. 고저강약이 있어야 합니다. 쉴 땐 쉬어야 하지만 할 땐 독하게 해야 합니다. 특히 젊은 날에는 일에 승부를 걸어야 합니다. 그 승부가 직장생활, 아니 인생 전체를 좌우하니까요.”
당신에게는 집요함과 깡다구 있습니까?
서로 눈치보며 자리 보전을 위하여 위험하거나 혹은 남들이 하지 않으려는 하찮은 일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어느 일이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일인지를 가려 판단하기 때문이다. 필요도 없는 부분에 많은 비용을 들여 시스템을 구축했지만 효과는 크지 않았다. 그런데 그 비용의 일부라도 다른 쪽으로 돌려 사용했다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는데 하는 후회남는 일이 하나 있다. 이미 지난 일이고 결과가 그렇게 나왔기 때문에 아쉬움이 더 큰지 모르겠다. 그 때 왜 용기있게 좀 더 큰 목소리로 이야기 하지 못했을까.
이에 대해 저자는 “쟁취해야 할 목표가 있을 때는 다부지게 들이대고 도전하는 적극성이 필요합니다. 때로는 낯이 두꺼워야 하고 때로는 배짱 두둑해야 합니다. 때로는 집요해야 하고 때로는 깡다구가 있어야 합니다.”라고 말한다. 그래 깡다구다.
특별한 족적을 남기지 못하고 이 회사 저 회사로 옮기는 사람들이 있다. 능력이 있기때문일 수도 있지만 그 자리에서 살아남지 못하고 있는 이유도 있다. 확실한 자신만의 ‘선’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후회한다.
이러한 이야기를 강조하며, 다음을 위하여 자신만을 위한 투자에 집중하라고 조언한다. 건강, 투자, 공부 이 세가지는 평생을 따라가는 조건들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뒤로 밀린다. 시간 부족이라는 평범한 이유로 제쳐둔다. 그러는 사이 퇴직의 순간을 당하고 바로 ‘제명’을 당한 후에야 깨닫는다. ‘무엇을 했는가’ 하고서 말이다. 밤새 야근 하고 일 하는 동안 건강은 사라진다. 자신에게 주어진 과업만 생각하다보면 한 분야에서 전문가는 될 수 있지만 확장성 부족으로 인하여 써먹지 못하는 일을 불시에 당할 수 있다.
회사가 비교적 초기에 잘 나갈 때 여러 복지혜택을 직원들에게 부여했다. 200만원 내외에서 경비를 지원, 자신의 목적에 맞게 여행이나 건강을 챙길 수 있게 해주었다. 직원들이 그 여름에 휴가를 내고 와서 이 기금을 받아 비용처리를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이 제도는 사라졌다. 나중에 가야지 하다가 미루는 사이에 없어진 것이다. 여행은 시간이 있을 때 가는 것이 아니라 바쁠수록 시간이 없을 때 더 가야 할 이유를 알게되었다. 즐거움 없이 일을 했다면 한번 돌아보라. 얼마나 내 일터에서 일 가운데서 즐거움을 찾고 일을 하고 있는가를 말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이를 먹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라 이 즐거움이 사라지는 것을 두려워하고 경계해야 한다.
‘자기 세상만들기’에 집중하라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난 단어가 하나 있다면 바로 ‘나중에 하자’ 라는 것이다. ‘나중에 보자’, ‘좀더 생각 해보자’와 같은 말이 그 부류다. 복잡한 것을 피하기 위하여 생각을 미루지만 더 깊은 생각을 하지 못한다. 그러는 사이 시간은 가고 오히려 더 좋지 않은 결과를 만든다. 사람도 그렇다. 바로 보면 될 일이지만 나중에 보자라고 하면서 만나지 못한다. 가족은 또 어떤가. 놀아달라는 아이에게 나중에 놀아줄게라고 말한다. 그러는 사이에 아이는 이미 놀아줄 나이가 지나버렸다.
직장 생활하면서 승진은 중요한 성취동기 중 하나이다. 이게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승진시험에 매달리고 기업도 이를 부추킨다. 연봉도 달라지고 대우도 달라지니 안할 수가 없다. 계열사별로 부서별로 얼마나 진급을 시켰느냐도 중요하니 업무시간 중에 시험준비하도록 ‘배려’도 한다. 탈락을 맛보고 다시 도전하지만 머리는 점점 굳어간다.
이 책은 직장생활하는 가운데 무엇이 중요한 일인가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좀 더 집중하고 창의력을 발휘하여 일하는 것, 그것이 후회없는 직장생활을 하는 길임을 강조한다. 퇴직을 하고 일을 찾고, 사람을 찾을 때 당신을 그들이 만나주지 않고 피하려 하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당신의 직장생활 중에서 그러한 일을 만들지 않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가.
저자가 마지막으로 주는 이 말을 담아본다.
“다름 사람과 똑같은 방식으로 살지 말라는 것입니다. 훗날 돌아보면 아무것도 남지 않을 신기루에 목매지 말라는 겁니다. 남과 경쟁하기 위해 쏟아붓는 노력과 에너지를 자기 자신과 경쟁하는 데 투입하라는 말입니다. 자기의 삶의 멋지고 가치 있게 만드는 데 사용하라는 겁니다. 저는 그것을 ‘자기 세상 만들기’라고 표현합니다.”
<직장을 떠날 때 후회하는 24가지>
조관일 / 위즈덤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