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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카카오톡, 작년 152억 적자나더니 '입이 쩍'

재미있게살자 2012. 8. 16. 10:37

박순찬 기자 ideachan@chosun.com

[8월 첫째 주 기준 가입자 수, 라인 5400만·카톡 5600만… 이 추세면 두달 내 1위 역전]
라이벌이 된 창업 동기 - 김범수, NHN서 나와 독립
2010년 카톡으로 시장 선점… 이해진, 숨가쁜 추격전 펼쳐
일본 메신저 시장 1위 '라인' - "하반기 美·中까지 진출"
그룹 채팅이 무기 '카톡' - "메시지 건수는 우리가 앞서"

조만간 NHN재팬의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아성(牙城)을 넘어 우리나라 1위(가입자 수 기준) 메신저가 될 전망이다.

8월 첫째 주 현재 '카카오톡' 가입자 수는 5600만, 라인은 5400만명이다. 라인은 카카오톡보다 1년 이상 늦게 출시됐지만 해외 가입자들을 빠르게 확보하며 카카오톡을 턱밑까지 추격한 것이다.

카카오톡은 국내 가입자가 80%에 달하는 '국내형'이지만, 라인은 그 비율이 10% 수준에 불과한 '해외형'이다. 라인과 카카오톡의 월간 가입자 증가 추이는 각각 500만, 300만~400만명이어서 10월 안에는 순위가 뒤바뀌는 대역전극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그래픽 뉴스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두 모바일 메신저의 각축전은 NHN 공동 창업자인 이해진(45) NHN 이사회 의장과 김범수(46) 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자존심을 건 '모바일 대전(大戰)'이기도 하다. 서울대86학번 동기생이자 삼성SDS 입사 동기(1992년)인 두 사람은, 포털 업체인 네이버컴(이해진)과 온라인 게임 업체 한게임커뮤니케이션(김범수)을 각각 창업했다. 이 두 회사는 2000년 네이버로 합병됐고, 이듬해 NHN으로 이름을 바꿨다.

김 의장은 2007년 NHN을 떠나 벤처기업인 카카오를 창업, 2010년 카카오톡을 출시하면서 국내 모바일 시장 선점에 나섰다. 당시 모바일에서 고전하던 이 의장은 이듬해 일본 지사인 NHN재팬을 통해 해외 시장을 겨냥한 메신저 라인을 출시한 후 추격전을 이어왔다.

라인이 가입자 수에서 정상을 차지한다고 해도, 이용률 측면에서는 아직 카카오톡에 뒤진다. 카카오톡의 하루 메시지 전송 건수(7월 기준)는 30억건으로 라인(10억건)의 3배에 이른다. 그룹 채팅이 활성화된 카카오톡의 특성상, 서로 주고받는 메시지 전송 건수가 많기 때문이다. 10명과 함께 있는 채팅방에서 한 번 이야기를 하면, 메시지 10건을 전송한 것으로 집계된다.

이해진 NHN 이사회 의장(사진 왼쪽),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카카오톡은 하루 평균 이용자가 전체 가입자 수의 절반 수준인 2400만명에 달하지만, NHN은 공식적으로 하루 이용자 수를 밝히지 않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가입자 수보다는 하루 메시지 전송 건수와 이용자 수가 실제 활용도를 보여주는 의미 있는 지표"라고 말했다.

두 회사 모두 내년 안에 가입자 수가 1억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NHN 관계자는 "하반기에 블랙베리 버전을 출시하고, 미국과 중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등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라인은 일본 가입자만 2500만명으로 메신저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일본 스마트폰 시장이 뒤늦게 크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높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일본 후지TV가 '라인의 폭발적 인기'를 주제로 토론 프로그램을 방영했을 정도다. '국민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신드롬을 일으킨 카카오 측도 "현재 12개 언어로 200여 개국에 진출해 있는 데다, 이모티콘과 게임하기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점차 접목하고 있어 해외 이용자가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제 두 회사가 실질적 수익을 내는 내실 다지기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조언한다. 두 서비스는 이모티콘과 기업 광고, 게임 등으로 수익을 얻는 비슷한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 서로 상대방을 벤치마킹해왔기 때문이다. 카카오톡은 '이모티콘', 라인은 '스티커'란 이름으로 캐릭터 상품을 팔고 있다. 기업 광고 서비스도 각각 '플러스친구' '공식계정' 등으로 시작했고, 최근 나란히 모바일 게임도 선보였다.

하지만 카카오톡은 그간 뚜렷한 수익 모델이 없어 2009년 17억원, 2010년 40억원, 작년 152억원으로 적자 폭이 커져왔다. NHN재팬 역시 세계 각국에서 라인 TV 광고를 하는 등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쓰고 있지만, 아직 라인을 통해서 제대로 된 수익은 내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