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트위터가 e메일 마케팅 회사 인수한 이유는
e메일함을 열면 하는 일이 e메일 지우기다. 분명 내가 가입하고 뉴스레터 발송하라고 승인한 곳이 보낸 e메일이지만, 클릭조차 하기 싫다. 쇼핑몰에서 발송하는 할인쿠폰이 담긴 e메일도 휴지통으로 가는 운명을 거스르진 못한다. 이렇게 e메일이 한 번 열리지도 못하고 지워지는 걸 기업이 모를 리 없을 텐데 e메일 발송을 멈추지 않는 건 무슨 까닭일까.
그 이유를 트위터의 최근 인수소식에서 가늠해보자. 트위터가 자사의 e메일 마케팅 서비스 기술과 인력을 사들였다고 '레스트엔진'은 5월 10일 밝혔다.
▲레스트엔진의 서비스 개념도
레스트엔진은 단순한 e메일 광고 발송을 대행하는 회사가 아니다. 이곳은 소셜게임 회사의 e메일 발송을 시작으로, 고객은 보고 싶은 e메일을 기업은 분석하고 싶은 e메일을 만들었다. 아이디어가 특별한 것은 아니다. 소셜게임 회사 고객자에게 e메일을 보낼 때 같은 게임을 하는 친구들의 요즘 실적을 알려준다. 그리고 자기의 소셜게임 성적을 파악하기 좋게 점수, 등급, 에너지 사용량 등도 첨부해 보낸다. 레스트엔진은 고객이 e메일을 받고 어떻게 반응했는지 분석도 한다.
간단한 과정이지만, 트위터는 상당히 흥미롭게 본 모양이다. IT 온라인미디어 테크크런치는 “트위터가 이용자의 네트워크에서 최상의 콘텐츠를 포장하는 것에 흥미를 느꼈지만, 파이어호스에서 떠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라며 트위터가 레스트엔진을 인수한 까닭을 설명했다.
이 이야기는 트위터가 맞춤 뉴스캐스트 ‘서미파이’를 올 1월 인수한 사실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더 쉽다.
서미파이는 웹사이트와 e메일, 모바일 응용프로그램(앱)으로 이용자의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친구들이 보는 뉴스를 추려서 보여준다. 내 트위터 계정을 서미파이에 등록하면, 서미파이는 이용자가 설정한 기간에 따라 주기적으로 내 트위터 친구들이 공유한 뉴스 중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뉴스를 발송한다. 이 뉴스는 언론사가 작성하는 온라인 기사만 포함하는 게 아니고 블로그처럼 링크를 포함한 트위터 메시지가 대상이 된다. 트위터에 인수됐으니 트위터판 뉴스캐스트라고 부를 수 있겠다. 대신 이용자마다 보는 뉴스캐스트가 다르니 개인화한 서비스이다.
레스트엔진과 서미파이가 만나면 어떤 모습이 나타날까. 레스트엔진 인수 소식이 알려지고 다양한 가설이 나왔지만, 테크크런치의 그림이 가장 그럴듯해 보인다. 트위터는 줄곧 서비스를 단순한 모양으로 유지했다. 3년 전과 비교하면야 지금 트위터 웹사이트는 복잡하지만, 전세계 1억4천만명이 쓰는 서비스치고는 기능이 부족해 보인다. 그렇다고 서비스를 강화한다고 갑자기 페이스북처럼 복잡한 웹사이트로 만드는 건 큰 모험이다. 대신 이용자 한 명마다 알맞는 콘텐츠를 골라주는 서미파이의 편집 능력과 e메일로 이용자와 기업의 소통을 끌어낸 레스트엔진의 노하우를 결합하면 웹사이트와 모바일앱은 단순한 형태로 서비스할 수 있게 된다.
트위터가 복잡하게 돌아가는 것 같지만, 피드형식으로는 뉴스를 수집하고 저장했다 보는 데 한계를 느낀 이용자에게는 이 방식이 쓸모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