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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드음대 인천 유치사업 '국제적 망신'>

<줄리아드음대 인천 유치사업 '국제적 망신'>

인천경제청, 즉흥적 추진..거액 운영비 요구에 '없던 일'연합뉴스|김명균|입력2012.03.08 12:06

인천경제청, 즉흥적 추진..거액 운영비 요구에 '없던 일'

(인천=연합뉴스) 김명균 기자 =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미국 줄리아드음대 유치를 즉흥적으로 추진하다가 무산되면서 국제적인 망신만 당했다.

세계적 명문 줄리아드음대를 송도국제도시에 유치해 명성에 걸맞게 '글로벌캠퍼스'를 조성하려던 계획은 대학측이 거액의 운영비를 요구하면서 답보상태에 빠졌다.

◇허점 투성이 유치 계획 = 송도국제도시에 조성 중인 글로벌캠퍼스에는 벨기에의 겐트대 등 5개의 외국대학 분교가 입주할 예정이다.

인천시와 인천경제청 일부 고위 간부들은 지난 2009년 이들 인문계 외국대학과 함께 미국 줄리아드음대 한국분교를 유치해 글로벌캠퍼스를 이름에 걸맞게 조성한다는 즉흥적인 계획을 세웠다.

2015년 송도에 들어설 예정인 아트센터 단지 내 박물관 터를 줄리아드음대에 부지로 제공한다는 계획을 비롯해 유치와 관련한 모든 사항이 이들 간부 선에서만 논의됐다.

그러나 인천경제청은 지난해 단 1차례 공문을 통해 줄리아드음대 측의 의사를 타진했을 뿐 투자 및 대학유치를 위한 아무런 절차도 추진하지 못했다.

줄리아드음대 측이 인천경제청에 학교 건물을 지어주고 매년 100억원의 운영비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업이 불가능한 쪽으로 기울었기 때문이다.

인천경제청의 한 관계자는 "줄리아드음대는 1대 1레슨을 위한 교수 파견이 어려운데다 요구조건도 수용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천경제청 '어정쩡한' 입장..망신 자초 = 동유럽 체코의 브루노국립음대는 줄리아드음대 인천 유치가 불확실하다는 판단에 따라 작년 6월 송도 글로벌캠퍼스에 한국분교를 설립하고 싶다는 의향서를 인천경제청에 보내왔다.

그러나 인천경제청은 6개월이 지난 12월에야 "현재 줄리아드음대와 협의 중이기 때문에 음대 추가 유치는 줄리아드음대 유치 프로젝트가 완료돼야 가능하다"는 요지의 공문을 브루노음대에 발송했다. 또 "글로벌캠퍼스는 인문사회와 공학계열 유치를 위해 조성하는 만큼 음대시설은 갖추지 않아 음대설립을 위한 부지제공은 어렵다고"도 설명했다.

브루노국립음대는 지난 5일 파벨 마나섹 총장을 한국에 파견, "전체 교수회의를 통해 한국분교 설립 추진을 결정하고 체코정부의 허가를 받은 상태"라며 적극적인 구애에 나섰다.

마나섹 총장은 "한국분교 설립을 위한 전체 투자비(150억∼200억원)의 50% 이상을 모교에서 조달할 계획이며, 인천아트센터 준공(2015년) 전까지 송도국제도시 내 건물(1천650㎡)을 임대해 문을 열 방침"이라는 구체적 계획까지 공개했다.

인천경제청은 줄리아드음대 유치를 사실상 포기한 상태이면서도 '국제적인 망신'을 우려해 지금도 "줄리아드음대와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부르노음대의 한 관계자는 "줄리아드음대의 한국 유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신해 제안했다"며 "송도국제도시 내 아트센터 개관 전에 건물을 임대해서라도 한국분교를 개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천경제청의 한 관계자는 8일 "줄리아드음대의 요구를 현재의 여건상 수용할 수 없어 유치계획이 답보상태에 있다"며 "(유치)성사 가능성이 낮다"고 시인했다.

인천경제청은 "줄리아드음대 유치카드는 버려진 상황"이라며 "브루노음대에서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면 타당성과 진정성 검증의 시발점으로 받아들이겠다"며 최근에야 전향적 입장을 내비쳤다.

kmg@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