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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

승진하려면 멘토가 아닌 스폰서를 찾아라

승진하려면 멘토가 아닌 스폰서를 찾아라

By JOANN S. LUBLIN

멘토는 잊어라. 최고직책까지 승진하고 싶다면 당신을 위해 자신의 평판까지 걸 수 있는 고위직 스폰서가 필요하다. 비공식적인 조언과 가르침을 제공하는 멘토와는 달리 훌륭한 스폰서는 승진으로의 문을 직접 열어준다.

James Nubile
Mark J. Casella helped his protege Kathryn S. Kaminsky get a key new role. The pair was matched through a sponsorship program at Pricewaterhouse Coopers

그러나 유능한 직원이 스폰서를 잘 찾거나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직장인생정책센터가 작년 12월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스폰서를 갖고 있는 남성 비율이 여성보다 높다고 한다. 기업 고위직 중 여성 및 유색인종 숫자가 적기 때문에 여성과 유색인종이 스폰서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최근 9개 이상의 대기업이 스폰서 프로그램을 출범했다. 유망한 직원을 스폰서와 연결시켜 주거나 스폰서를 찾는 법을 가르쳐 주는 프로그램이다. 직원이 임원까지 승진하는 데 이러한 프로그램이 도움이 되는지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나, 해당 기업에 따르면 이미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고 한다.

정규 스폰서 프로그램이 현실성이 없다고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다. “회사가 배정해 주는 것이기 때문에 효과가 없다”라고 채용담당 컨설팅업체인 하이드릭의 스티븐 마일스 사장은 말한다. “회사가 강제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작년 스폰서 프로그램에 선택된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소속 여성직원 20명 중 절반이 승진하거나 다른 직책으로 옮겼다고 대변인은 밝혔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는 1월에 ‘스폰서를 찾아가는 길’이라는 정식 프로그램을 출범한 바 있다. 전세계에 걸쳐 근무하고 있는 여성 수석부사장 21명도 스폰서로 참여하고 있다.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머신에서는 유망한 여성리더 45명이 지난 여름에 시작된 프로그램을 통해 임원스폰서를 찾았다. 그 중 5명은 “승진에 대비시켜 주는” 직책을 맡게 되었다.

다국적 회계법인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 쿠퍼스 미국지사는 2010년 7월에 시작한 전국프로그램을 통해 106명의 여성 파트너를 수석임원급 “지지자”와 연결시켜 주었다. 선택된 여성 중 3명이 최초로 지역을 총괄하게 되었다고 한다.

앞으로 소수인종 남성을 위한 유사한 프로그램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로버트 모리츠 최고경영자는 밝혔다. “더 많은 여성과 유색인종이 최고직책을 맡을 수 있도록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의 감사파트너 캐서린 카민스키는 자신의 스폰서인 마크 카셀라 경영파트너의 도움을 받아 작년 1월 더 중요한 직책에 오르게 되었다. 2007년 후반 뉴욕에 있는 여성파트너에게 스폰서를 짝지어주는 프로그램을 통해 만나게 된 그들은 정규 및 비정규 모임을 통해 친분을 쌓아갔다.

카셀라는 카민스키를 개인적으로 알지 못했지만 그녀의 능력을 높이 평가한 동료직원의 요청을 받아들여 스폰서가 되기로 했다. 기업 단위에서 시행하는 정규 스폰서프로그램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균형 잡힌 신뢰관계가 형성되어야 한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작년 카셀라는 카민스키가 중요한 “확장” 업무를 맡을 수 있도록 발벗고 뛰었다. 다국적 기업에서 분리를 앞두고 있는 자산관리업체의 최고재무관리자와 11주 동안 일할 수 있는 기회였다.

해당 업체는 감사 담당 회계법인 교체를 고려하고 있었다. “카민스키의 노력 덕분에 감사인 계약을 따낼 수 있었다”라고 카셀라는 회상한다. 카민스키가 시장부서장이 될 능력이 있다고 그가 적극 추천한 덕에 그녀는 110명의 직원을 거느린 시장부서장이 될 수 있었다.

대부분의 직장에서는 스폰서가 프로테제를 직접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영향력 있는 고위임원의 관심을 끌 수 있어야 한다. 2003년 IBM 수석임원으로 근무하던 알 조라르는 같은 흑인인 부하직원 케리 홀리가 뛰어난 IT 능력과 고객과의 의사소통능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그의 스폰서가 되기로 했다.

조라르는 1998년 이래 약 60명의 흑인직원 스폰서로 활동했다고 한다. 자신의 프로테제를 위해 “내가 ‘저 직원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게 좋겠다’라고 말하면 그렇게 되었다”라고 그는 회상한다. 조라르를 스폰서로 두었던 홀리는 2006년 IBM 기술관련 최고직까지 올랐다(올해 1월에 은퇴했다).

다른 전략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2004년 인맥형성 조직인 ‘여성의 장’을 시작한 메릴린치의 일리사 모더 부사장은 해당 조직을 통해 “눈에 띌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나의 경력에 도움을 주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그 중 한 명은 ‘여성의 장’ 행사에서 연설을 한 뒤 모더의 스폰서가 되기로 한 뱅크오브아메리카 남성임원이었다. 2009년 메릴린치를 인수한 뱅크오브아메리카에서 경영이사로 활동하던 그는 그녀보다 3개 직책 위였다.

작년 그의 추천 덕분에 모더는 부유한 고객 상담개선방법을 제시하는 경영자문위원회에 소속될 수 있었다. 덕택에 동료임원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었다고 한다.

완전한 혜택을 보기 위해서는 스폰서에게 건설적인 피드백을 부탁해야 한다. 물론 껄끄러운 말을 들을 수도 있다. 일례로 카셀라는 화장도 거의 안 하고 캐주얼한 바지와 플랫슈즈를 착용하던 카민스키에게 “빠른 승진을 위해서는 복장을 제대로 갖춰 입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기분이 나빴지만 “그가 고객들이 중시하는 것에 대해 조언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치마정장과 하이힐로 갖춰 입기 시작했다”라고 카민스키는 회상한다.

스폰서를 실망시키지 않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스위스에서 근무했던 IT기업 임원은 쮜리히 지사에서 승진한 지 이틀밖에 안 되었을 때 자신의 오랜 스폰서가 미국본사 직책을 맡으라고 하자 처음에는 주저했다. “스위스에서 전근하게 해줄 수 있다”라고 스폰서는 고집했다.

결국 그는 미국 캘리포니아 본사에 있는 고위직을 맡기로 했다. 스폰서를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해 은혜를 갚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스폰서를 갖는 데 따르는 부작용도 경험하게 되었다. 2003년 스폰서가 회사를 그만둔 뒤 해고되는 게 아닌가 걱정하기 시작한 것이다. 사내에서 스폰서와 그를 연관시키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회사를 그만두기 전 그의 스폰서는 동료직원들에게 자신이 떠난 뒤에도 그를 잘 봐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덕택에 지금까지 승진을 네 번이나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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