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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네슬레 항복 받아낸 토종 봉지커피의 힘!

네슬레 항복 받아낸 토종 봉지커피의 힘!

박지환 기자

입력 : 2012.08.13 16:29
 

네슬레, 테이스터스 초이스 브랜드 퇴출
스타벅스, 커피전문점 1위 자리 토종에 내줘

외산 커피 브랜드가 토종 브랜드에 밀려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세계 4위의 식음료 기업인 네슬레는 한국 커피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이 한 자리 숫자에 불과할 정도로 존재감이 축소됐다. 특히 최근에는 한국시장에서 가장 먼저 선보인 브랜드 테이스터스 초이스를 포기했다.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는 스타벅스도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에서는 토종 브랜드에 1위 자리를 내준지 오래다.

13일 커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슬레의 인스턴트커피 브랜드 ‘테이스터스 초이스’가 국내에 진출 23년 만에 퇴출당한다. 또 네슬레의 모든 커피 브랜드는 ‘네스카페’ 브랜드로 통합된다.

테이스터스 초이스는 세계 최대 식품기업인 네슬레가 1970년대 미국에서 처음 선보인 브랜드다. 우리나라에는 1989년 물에 타먹는 ‘솔루블커피’ 제품으로 들어왔다. 테이스터스 초이스는 한국 상륙 1년 만에 점유율 19%를 기록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렸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 커피믹스 제품이 본격 출시되면서 점유율이 하락하기 시작해 동서식품의 ‘맥심’에 1위 자리를 빼앗겨 만년 2위 브랜드로 전락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남양유업이 ‘프렌치카페 카페믹스’를 내놓자 시장점유율이 6%대로 곤두박질하면서 업계 3위로 추락했다.

업계는 “네슬레가 최근 네스카페를 활용해 네스프레소, 네스카페 돌체구스토 등 캡슐 커피시장에서 마케팅 활동을 벌이면서 초이스 브랜드까지 2개를 운영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네스카페 브랜드를 상위 브랜드로 격상시키고 단일 브랜드를 통해 소비자에게 효과적이고 간결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커피 전문점도 상황은 비슷하다. 전국 커피전문점 매장 수가 1만개를 훌쩍 넘었지만 3분의 1 이상이 국내 브랜드다. 커피 전문점의 대명사로 불리던 스타벅스, 커피빈을 제외한 해외 브랜드는 거리에서 찾아보기도 어렵다.

특히 ‘스타벅스 경험’이라는 문화 마케팅을 토대로 매장 수에서 부동의 1위를 고수해 온 스타벅스는 지난해 토종 브랜드인 카페베네에 왕좌를 내준 이후, 올해는 4위로 밀렸다.

스타벅스는 세계적으로 중요한 한국에서 매장 수에 밀리는 위기를 겪자, 지난해 하워드 슐츠 CEO가 방한해 5년 내 매장 수를 2배로 늘리는 등을 골자로 하는 공격적인 계획을 밝혔지만 역부족인 모양새다. 한 때 2위를 차지하던 커피빈은 이미 매장 수 경쟁에서 토종 브랜드에 밀린지 오래다.

반면 국내 브랜드는 한국인들의 취향을 고려한 메뉴와 서비스,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카페베네는 공격적인 개점으로 창업 5년 만에 매장 수가 800개에 육박하고 있다. 탐앤탐스는 한국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한 24시간 매장 운영, 매장에서 직접 구워내는 프렛즐과 허니버터브레드 등 차별화된 메뉴와 서비스로 외산업체와의 경쟁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탐앤탐스 관계자는 “국내외 기업 모두 비슷한 원두를 사용해 품질의 차이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24시간 영업 등 국내 소비자의 욕구를 제대로 파악한 토종 커피 전문점의 선전에 외국계 기업이 존재감이 점차 약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