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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여수', 세계적인 브랜드가 됐지만…

'여수', 세계적인 브랜드가 됐지만…

2012-08-13 17:36 | 전남CBS 박형주 기자 

 

전라남도 개도 이래 최대 국제행사인 여수엑스포가 93일 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여수엑스포가 전남에 남긴 유산이 무엇인지 정리하고, 이를 계승 발전시키기 위한 과제는 무엇인지 점검한다. [편집자주]

① 여수, 세계적인 브랜드가 되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여수엑스포 미국관에서 매 시간마다 관람객들에게 '여수'를 알렸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직접 방문해 여수선언의 적극적인 지지를 선언했다. 독일관에서는 영상물을 통해 독일 각지에 새겨진 '여수'를 소개했다.

미 언론 CNNgo는 여수를 올해 꼭 가봐야 할 여행지 1위로 선정했다. 102 개 국과 10개 국제기구에서 온 해외 참가자들은 여수에서 박람회 준비와 운영을 위해 여수에 수개월간 살았다.

우리나라 도시 가운데 이처럼 이름을 세계에 알려지게 된 도시가 과연 몇 군데나 있을까?

여수엑스포가 남긴 유무형적인 가치 가운데 가장 손꼽히는 것은 '여수'라는 남도의 작은 도시가 상해나 사라고사, 모스크바 등 세계적인 도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브랜드 가치를 갖게 됐다는 것이다.

2010년 엑스포 유치를 위해 중국 상해와 러시아 모스크바와 경쟁했고, 2012년에는 모로코 탕헤르와 폴란드 브르츠와프와 경쟁해 개최도시가 됐다.

이제 엑스포 개최도시인 상해와 사라고사, 아이치 등 세계적인 도시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엑스포 역사에 기록되는 도시로 남았다. 또 기후변화와 자원고갈 등 인류가 직면한 위기를 해양 통해 공동 해결을 촉구하는 여수선언으로 세계적인 환경도시로도 거듭났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12일 여수엑스포 폐회사를 통해 "박람회 기간 동안 세계 각국으로부터 관심과 사랑을 받았던 이 곳 여수는 대한민국 남해안의 해양관광 발전을 이끄는 구심점으로서 더욱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지역 브랜드 제고와 함께 이번 여수엑스포는 여수처럼 낙후된 지역에서도 세계적인 행사를 치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 지금까지 역대 세계박람회 백여 년 동안 인구 30만 명의 소도시에서 치른 박람회는 단 한번도 없었다.

이번 여수엑스포와 비슷한 도시 규모라는 스페인 사라고사도 70만 명으로 여수 인구의 2배 이상이다. 순천과 광양 등 배후도시 인구를 합해야 70만 명이다.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밀집한 수도권과의 거리는 4백 킬로미터가 넘는 그야말로 변두리 도시다. 하지만 10조 원에 이르는 정부의 대대적인 투자와 입장권 할인 등 효과적인 관람객 유인책, 그리고 전기간권이나 반기간권 구입을 통한 여수시민들의 열성적인 노력, 승용차 안타기 실천 등 높아진 시민 의식으로 시 인구의 30배에 가까운 관람객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여수엑스포는 그러나 국가적인 행사임에도 전국적인 이슈의 중심에 서는 데 한계를 드러내 우리나라의 국토 불균형이 얼마나 심각한 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엑스포 직전에는 총선 열기에 밀려 주목을 받지 못했고, 엑스포 말기에는 런던올림픽에 이목이 집중되면서 관심에서 멀어졌다.

다시 엑스포는 끝났고, 이제 많은 지역민들은 사후활용을 앞두고 다시 관심에서 멀어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강동석 조직위원장은 "여수엑스포를 계기로 여수를 아시아 최고의 해양 관광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애써 쌓아 놓은 세계적인 도시 브랜드 가치를 사후활용을 통해 잘 발전시켜 나가게 될 지 여수엑스포에 대한 불안은 계속되고 있다.